보드 마카
김리원(백운초 5)
어차피 마감할 생
열실히 살아보고자
최대한 인간에게 사랑 받으려 노력한다
어차피 마감할 생
최대한 잘 나오려 노력한다
어차피 마감할 생
한 번 잘 살아보자
엘리베이터
박시연(백운초 4)
우리집엔 엘리베이터가 없....
우리집 계단은 힘들다
엘리베이터가 있었으면 좋겠다
다리가 너무 아프다
공부
김민지(백운초 4)
공부를 하려고 보니
5시 5분
깔끔하게 5시 10분에 해야지
놀다 보니
5시 13분
아, 접속 보상 받아야 되는데 15분에 하자
게임 들어가고 와서
5시 17분
아 피곤해 좀 자고 6시에 해야지
엄마가 말했다
그냥 공부 하지마
공부
송채린(백운초 4)
나는 공부가 싫다
어렵고 힘들다
그 중에서도 수학과 국어가
가장 싫다
누가 이런 공부를 좋아할까?
코로나 19
이서은(백운초 4)
코로나 덕분에
내 심장이 긴장
코로나 덕분에
싫어하는 친구와
접촉 안녕
코로나야
네가 사라지면 좋겠어
나는 코로나 검사가 싫거든
바이러스 덕분에
이서은(백운초 4)
바이러스 덕분에
감기 예방
바이러스 덕분에
코로나 감염
계단
이서은(백운초 4)
뚝벅뚜벅
우리 아빠의 걸음
또각 또각
우리 엄마의 걸음
사뿐사뿐
나의 걸음
*2월 11일 금요일 친구들의 시입니다.
갑자기 코로나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여러 친구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다들 음성이었고 저 또한 음성이었습니다.
하지만 금요일 수업에는 불안감이 없지 않아서 두 친구가 시간에 빠졌습니다.
친구들과 맞춤법을 함께 공부하고 끝말 잇기를 통해 서로 소통하면서 낱말의 창고를 열어보기도 했습니다.
리원이는 시교실에 참가하는 친구는 아닙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도서관에 놀러와서 책을 읽기도 하고 공부를 하는 친구입니다.
아마 리원이는 시교실의 친구들이 시를 쓰는 것을 보면서 재미있었나 봅니다.
해서 자신도 한 편의 시를 써서 책상 위에 놓고 갔습니다.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시라고 느꼈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저의 주관적인 판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주관적인 저의 판단을 지우고 리원이가 시를 써 본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지요.
저는 중학교 2학년 김소월의 금잔듸라는 시를 베껴 봄이라는 시를 처음 썼습니다.
그 때 국어 선생님은 너무 잘 쓴 시라고 말씀하셨지만 제 마음 속에는 칭찬보다는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그 두려움이 글을 쓰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리원이가 좀 더 많은 시를 썼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학기에 시연이는 완성도도 높고 발상이 뛰어난 시들을 썼습니다.
하지만 이번 학기 들어 시연이의 시는 조금 시들해진 느낌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춘기를 맞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시연이의 시에는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생각하는 자세가 엿보입니다.
그래서 시연이의 시적 재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지요.
시연이가 좀 더 시에 재미를 붙였으면 좋겠습니다.
민지는 이야기꾼입니다.
늘 밝고 재잘거리는 모습이 시에서도 나타나지요.
공부와 놀기라는 두 고민 속에서 갈등하는 민지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지요.
특히 마지막 행에 엄마의 말은 상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잘 노는 친구가 공부도 잘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민지가 놀기와 공부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입니다.
민지의 이야기가 다른 친구들에게도 많이 읽혀졌으면 좋겠습니다.
채린이는 많이 어른스러워졌지요.
만들기 시간에도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시 쓰는 시간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시가 가지고 있는 반전의 매력이 마지막 행에 잘 나타나 있지요.
공부는 무엇을 하고자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필요해서 할 때 재미가 있는 것이지요.
수학과 국어가 싫은 채린이는 운동을 잘하고 재미있어 하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공부라고 생각되지만
어른들의 생각은 다르겠지요.
채린이 역시 민지처럼 놀기와 공부가 하나라는 생각을 알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서은이는 똑똑한 친구지요.
늘 자신의 주장이 강하고 당당합니다.
짧은 시간에 세 편의 시를 뚝딱 해치웠습니다.
특히 세 번째 시, <걔단>은 간결하지만 대단히 완성도가 높은 시입니다.
리듬감을 살리고 사람마다의 걸음이 다르다는 것을 집어내는 서은이의 시적 감성이 대단히 놀랍습니다.
좋은 시를 써나가는 서은이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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